머니투데이
백진엽 기자"돈으로 낼 것이 별로 없어서 몸으로 때우는 거죠"
중앙아메리카의 섬나라 아이티. 지난달 발생한 강진으로 인해 아직도 수많은 사람들이 배고픔과 질병에 고통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아이티 사람들을 돕는 열기가 한창 피어오르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잊혀지고 있다.
이런 시점에 아이티의 어린이들을 위해 자선공연을 여는 마술사가 있다. 2004년부터 7년동안 자비를 들여 소외계층인 결식아동, 희소병 어린이, 해외 결식아동어린이, 장애인, 노인 단체에 문화로 기부하는 사랑의 마술사 함현진씨
(사진)가 그 주인공이다.
함씨는 24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어느덧 아이티의 어려운 아이들이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져 가고 있는데, 그 아이들에게는 여전히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학생들의 방학이 끝나기 전 다시한번 아이티에 관심을 갖게 하고 싶어서 자선공연을 기획했다"고 이번 행사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아기와 어린이들이 굶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가슴 아프고 슬픈 일"이라며 "어른들은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먹을 것을 구할 수 있지만 어린이들은 도움이 없다면 힘에 밀려 결국 병들고 굶주려 죽게 된다"며 가슴 아파했다.
이에 오는 26일(오후 8시)과 27일(오후 4시30분) 이틀에 걸쳐 서울 교대역 근처에 있는 서초아트홀에서 '아이티 어린이 돕기 사랑의 드림 매직콘서트' 행사를 펼친다. 수익금으로 아이티 어린이들을 돕고, 다시한번 사람들에게 아이티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겠다는 취지다.
함씨는 특히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 다른 때보다 더 뿌듯함을 느꼈다고 한다. 초창기 자선행사를 할 때는 혼자서 하다보니 외롭고 힘에 벅찬 일도 많았는데, 이번 행사에는 많은 아티스트들이 힘을 모아줬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에는 가수 여행스케치와 은휼, 마술사 김 청, 가제트, 세계 챔피언 바텐더 김태중씨 등이 참여한다. 수익금은 전액 사단법인 코피온을 통해 기부된다.
함씨가 마술쇼를 통해 기부활동을 시작한 것은 지난 2004년 북한 룡천 폭발사고 때부터다. 그는 "그 전에는 단체 등에서 자선행사를 할 때 무료로 공연을 하는 정도였는데, 북한 폭발사고 당시 너무 가슴이 아파서 혼자 돈을 모아 안양 문예회관 대강당을 빌려 자선 공연을 했다"며 "이후 매년 2~4회 정도의 자선공연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유리공주 원경이'를 비롯한 국내 희귀병(희소병) 어린이들을 위한 자선 행사에는 무료로 사진을 찍어 주는 행사를 '사과나무 스튜디오'와 함께 하여 추억을 나눠주기도 했다. 작년 12월26일에는 국회의사당 대강당에서 '결식아동을 위한 사랑의 매직콘서트'를 무료로 진행하여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안겨 줬다.
기억에 남는 일을 물어보니 성공한 행사보다 실패한 행사를 떠올렸다. 함씨는 "전에 희귀병 어린이를 도우려 했는데 그 어린이의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반대한 적이 있다"며 슬퍼했다. 그 부모의 마음을 이해해서 슬프고, 도움을 주지 못해서 안타까운 것이다.
또 "한번은 무료 자선공연이었는데도 관객이 20여명밖에 오지 않은 적도 있었는데 그때도 기억이 난다"며 "그래도 좌절하지 않고 다음에는 더 많은 사람들과 더 좋은 공연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지금까지 할 수 있는 힘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장안대학교 교수이자 한국교육마술협회 회장인 함씨는 원래 목사가 되려고 신학을 전공한 경력도 있다. "하나님께 죄 지은 게 많아 몸으로 때우는 것"이라며 웃는 함씨는 "국내외 막론하고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아이들이 많다. 그래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기부를 즐겁게 하는 분위기가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